세째날 일정표
밤새 한숨도 못잤다.
창밖으로 여명이 밝아 온다. 파타야의 해돋이도 경포 만큼이나 아름답다.
나끄르아 항구의 해돋이
산호섬 가는 날이다.
어제 저녁부터 싸~하게 아프던 배속이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아품으로 내내 사람을 녹초로 만든다.
쉴새없이 변의를 느끼지만 변기에 앉아도 그냥 그렇게 통증뿐이지 나오는게 없다.
몇 년전 홍콩에서 랍스터를 회로 먹고 혼난 기억이 새삼스럽다.
아내가 걱정스러워한다.
모처럼의 여행 망칠까 괜히 미안해진다.
아침식사 자리에서 일행들이 걱정스럽게 물어본다.
“견딜만 합니다”하면서 애써 태연을 가장한다.
일행을 리드해야하는 입장이라 정신을 다잡아 보지만 아품은 여전하다.
“쿤 엇”도 걱정스러워한다. “마니 아프니까?”
꼬란(산호섬)으로 가는 바리하이 선착장에서 쾌속보트를 탔다.
예전에 뱃머리에 앉았다 하도 파도의 충격이 심해 이번에는 아예 배 뒤쪽에 구명조끼를 입고 자리했다.
말이 배지 그냥 2개의 모터 프로펠라만 물에 담그고 날아간다.
뱃머리에 앉은 일행은 악! 억! 하면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비명도 간간히 날린다.
엉덩이깨나 아플껄~!
산호의 섬이라 특유의 에메랄드빛 바다색은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하다.
우리가 도착한 하따웬해변은 산호섬에서 가장 큰 해변으로 한국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나
이곳 역시 중국관광객으로 넘쳐난다.
아픈 몸으로 비치의자에 호텔에서 나누어준 타월을 깔고 앉아 있자니 이것저것 장사꾼들이
몰려온다. 재미있는 것은 도착 했을 때 한 개 2만원하던 악어가죽지갑이 중간쯤에는 1만원,
자리를 정리하면서 일어나려니 4개 만원 한다. 그리고 이거 가짜 악어 아니냐니까 가방에서
지갑 하나를 꺼내 라이터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 보이곤 흥정하는 사이에 불붙여 멀쩡함
증명하던 그 지갑은 다시 가방 속으로 슬쩍 집어넣어 버린다.
그걸 달라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해병대출신으로 생업외 전문 패러글라이딩 강사로도 활동하는 우리일행은 보트가 끄는 패러세일링은
쳐다도 안보고 수영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놀았다. 나만 빼고...
바리하이 선착장
날으는 보트 흔적
아이고 엉덩이야
왼쪽 위에 쿤 엇이 잡혔다.
이러구들 논다 환자인 나만빼고...
아프지만 산호섬에 온 티도 내고
산호섬을 뒤로 하고 점심은 또 어쩌나 ... 병색이 완연하다 ㅜㅜ.
호텔로 들어와 씻고 나니 먹은게 없어 그런가 기운도 없고 몸살기 마저 엄습해 온다.
호텔로비로 내려 오는데 엘레베이터 벨보이가 "충성"하던 인사 구호가 "한국해병대 필승!"한다.
일행중 막내가 충성은 육군식 구호라고 해병대 인사구호로 재교육 시켰단다.
어디가나 해병대는 ....
잠시 쉬는데 “쿤 엇”이 전화를 받아 보란다. 해피타이 방콕 김건홍팀장이다.
“아픈분이 있다면요? 어느분이...”
“아 예 제가...”
“최돈용씨요? 에고 어쩌나 많이 아파요?”
“예 그냥 견딜만하게요”
“병원에 가야할 정도면 지금 바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병원비는 일단 지불하시고 서류를
만들어 한국 가셔서 청구하시면 여행자 보험으로 30만원 이내에서는 정리됩니다.
큰 병이 아니시고 상담 받고 약처방 받으면 15에서 20만원 들 겁니다“
“좀 더 지내보고 영 견디기 어려우면 그렇게 하지요”
고민이다. 이대로 나몰라라 하고 병원에 가면 일행의 여행 분위기는 일순간에 얼음구덩이
인데... 안타까운 아내는 고집부리지 말고 병원 가란다. “안돼 가면 분위기 엉망돼”
그냥 참아보기로 한다. 그나저나 우리나라는 의료보험하나는 참좋은 나라다.
“감기입니다.”하면 1500원인데 태국은 15에서 20만원!!
“쿤엇”의 배려로 예정에 없던 한식으로 먹었다. “꼬미”라는 한국식당이다.
전에는 한식이라 해도 태국식 한식이었는데 이건 완벽한 한식이다.
쌈밥 정식을 주문했는데 상추며 채소가 한국 그대로다.
나는 역시 그림의 떡으로 구경 만이다.
꼬미 식당
한국이나 다를바 없는 쌈밥정식
오후의 일정은 유명 건물을 미니어쳐한 “미니시암”이다.
첨 여기 왔을 때는 군데군데 공사 중이었고 제법 흥미로웠는데 요즘은 별로 관리로
잘 안하나 보다. 여기저기 헐은데도 있고 관광객도 우리일행 뿐이다.
백악관앞에서. 표정이 안나온다 너무 아픈티를 낸다.
왕궁 미니어쳐
또 헬쓰랜드에서 전신 맛사지다. “쿤 엇”이 또 100바트가 담긴 봉투를 준다 팁 주라고!!
이번에는 우리일행 모두 한방에서 받았다.
“쿤 엇”이 나는 환자라고 특별히 제일 잘한다는 맛사지사를 붙여 줬지만 근육통이 아니고 뱃속이 아픈거라 별 효과가 없다.
그 마음 씀이 너무 고맙다. “땡큐 쿤 엇!”
여기저기서 아프다고 소리 지르고 웃고 떠들며 태국의 셋째날 피로를 풀어낸다.
마사지받고 나오니 이번에는 서울에서 이두현 이사님이 전화다
“괜찮아요?”
“견딜만 합니다 방콕팀장도 신경 많이 써주시고 쿤 엇도 안절 부절입니다. 여러 가지로
미안합니다.“
괜히 가슴이 먹먹해진다. 집나오면 고생이라고 하물며 몸이 아픈 상황에서라야 오죽하랴.
저녁식사는 자인호텔 수영장옆 야외 그릴의 뷔폐식이다.
전 일정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Sea food(미니 랍스터도 나옴)인데 안타깝게도 과일 몇점으로 패스다.
그나마 먹은 과일 몇조각으로 약간 기운이 난다.
자인호털 씨푸드
그림의 떡인 무니만 랍스터
저녁을 마치고 이쁜 형들이 나오는 “알카자 쇼”를 봤다. 짜식들 정말 예쁘다.
“쿤 엇”은 VIP석이라고 맨 앞줄을 예약해 주었지만 맨 앞줄은 배려가 쫌 심하다.
세 번째 줄이면 “무지 무지 땡큐”하다고 일러줬다.
쇼 내내 사진은 가능한데 비디오는 안 된단다.
비디오녹화다 싶으면 뒤에서 지켜보던 관계자가 빨간 레이져 빔으로 경고를 준다.
저작권이니 그냥 쇼나 보라고.
쇼가 이어지는 내내 아내와 나는 아픔도 잊고 연신 부라보를 왜치고 박수를 치며 무대와 함께했다.
이쁜 형들도 박수치면 환호하는 우리를 보고 고맙다고 싸인을 준다.
이게 다 발레하면서 무대에 서는 딸 덕분에 훈련된 관람 자세다.
열심히 호응해주면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죽는 줄 모르고 있는열정 없는열정 다한다.
쇼 시작전
알카자 쇼
파타야의 “워킹스트리트”는 버스창밖으로 감상하며 패스하고 해피타이의 No option으로
예정에도 없는 쇼핑타임을 갖으려 “쿤 엇”을 졸랐다.
태국 가서 꼭 사야 된다는 몇 개를 사기위해 늦게 끝난 알카쟈쇼를 뒤로하고
센트럴 백화점으로 가 환전한 바트를 모두 소진했다.
“와코루”를 비롯하여 “말린과일” “타이어밤” “야돔”까지.
쇼핑으로 버스를 돌려 보낸 우리는 센트럴 백화점에서 자인호텔까지 “쿤 엇”이 300바트씩에 흥정하고
지불한 썽태우 2대에 나누어 타고 자욱한 매연을 마시며 뜨뜻한 파타야의 밤거리를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예전에는 툭툭이를 탔었는데... 이런것도 태국여행의 뺂을 수 없는 쏠쏠한 재미다.
몸살기까지 겸쳐 몸이 점점 녹초가 된다.
센트럴 백화점 야경
센트럴백화점내 약국에서 산 태국 감기액 “티피”를 8바트 주고 사 두알을 먹었다.
쿤 엇이 감기약을 소개한다.
“태국 감기약 독해서 두알만 먹고 자고나면 감기 다 나니다”한다.
몸은 아파도 여행은 즐겁다.
아내가 “밥걱정 반찬 걱정 안하니 너무 좋다”고 한다.
나는 오늘자고 나면 마지막 날인데 안 아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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