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그 명성이 시들해지고 생산량도 턱없이 적어졌지만 그래도 강릉 곶감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큰 일교차에 의한 뛰어난 맛, 골바람에 의한 자연건조로 비타민 등 영양가치가 높은 고품질 곶감으로 꼽힌다. 강릉 곶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감을 손으로 깎아 껍질에 재우고 손으로 주물러서 햇빛에 말린다는 특징이 있어 색이 선명한 주황빛이 아니라 짙은 커피색에 가깝다.
강릉의 감은 나라에 바치는 진상품이었을 정도로 유명하고, 가을이면 골마다 감이 익어 붉게 물들인다. 늦가을이면 집집마다 추녀 끝에 곶감을 깎아 매단 것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지방의 독특한 모습이다. 특히 강릉 감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아 수정과를 담을 때 제격인데, 수정과를 담그면 감이 흐물흐물해지지 않는다.
강릉시 성남동 곶감골목은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곶감전’으로 불리며 곶감가게가 밀집해 있던 곳이었다. 120년 전통을 자랑하던 이곳은 여름에는 베전이, 겨울에는 곶감시장이 열렸다. 장날이면 곶감 상인들이 수십 명씩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던, 강릉의 중심 상가였다. 곶감 100개가 한 접, 장날 하루에만 3천 접씩 오갈 정도였다고 한다.
다른 지역 곶감과 달리 강릉 곶감에는 표면에 하얀 분가루가 촘촘하게 돋아있다. 동의보감에는 이 분가루를 시枾 상霜 또는 시枾 설雪이라고 하는데, 갈증을 없애주고 정액을 보충하며 가래를 삭이고 기관지의 열을 내려줄 뿐 아니라 정력에도 도움을 준다고 되어 있다. 이러한 효과는 인공 건조가 아니라 자연 건조, 즉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곶감에서 더욱 월등히 나타난다.
일찍부터 곶감 대중화에 나서며 기타 등등의 방법으로 곶감 대량 생산에 서둘렀던 다른 지역과 달리 강릉에서는 전통 방식의 곶감을 고수해 왔다. 섬유질이 많고 당도가 높아 수정과에 넣어도 풀어지지 않아 궁중 진상품으로 쓰였던 명품 중의 명품, 강릉곶감을 만들어온 것은 전통방식이다.
나는 게으른덕인가 이것저것 바쁜탓에 감수확이 늦어졌다. 덕분에 가을장마피해는 면했다. 더러는 물러졌지만 그런대로 곶감을 깍는데는 별지장이 없어 곶감을 깍아 걸었다. 이제 40일후면 맞있는 곶감을 맞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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